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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음원사재기 의혹' 포털 검색량으로 살펴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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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그것이알고싶다에서는 최근 대중음악계의 뜨거운 이슈인 음원 사재기를 다뤘다.

 

아무리 대중가요를 즐겨 듣지는 않는다고는 하지만 이번 방송에서 언급된 가수들은 음원사재기로 언론에서 다뤄지기 전까지 방송이나 유튜브에서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했을 정도로 낯설었다. 

 

음원 사재기 제안을 받은 가수들의 증언 그리고 음원 순위 조작에 관련된 사람들의 제보를 통해 이번 논란의 정황을 파악한 것은 시사보도 프로그램으로서 의혹을 검증하는 자연스러운 접근이라 생각된다.

 

다만 아쉬운 점은 구체적인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음원 사재기를 검증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재 이슈가 된 사안은 음원 순위의 '비정상적인 변동'이므로 이를 단순히 관련자들의 증언보다는 현재 사용되는 음원 순위 집계 로직을 바탕으로 기존 가수들의 일반적인 음원 변동 트렌드를 추적하고 이를 조작을 의심받는 사례와 비교했다면 음원 사재기 실체를 증명하는 데 훨씬 설득력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데이터를 확보하지 않더라도 음원순위와 포탈의 검색량을 단순히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음원 순위 조작을 어느 정도 추정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래 그래프는 현재 음원사재기 의혹을 받는 가수의 2018년 1월~5월 동안의 네이버 검색 통계이다.

 

(이 통계는 키워드 누적 검색량이 아니다. 네이버에서 해당 검색어가 검색된 횟수를 기간별로 합산하여 조회 기간 내 최다 검색량을 100으로 설정하여 일자별로 상대적인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이 가수는 2018년 상반기에 갑작스럽게 음원 순위 1위에 올라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 그래프의 특이한 점은 음원 순위 1위에 오르기 전까지 포탈에서의 검색량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즉 대중들이 이 가수의 노래가 음원 순위 1위에 오르기 전까지 포탈에서 관련 검색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만 가능할 것이다. 예를 들어 임재범의 여러분이나 박정현의 샹들리에처럼 방송에서 공개되자마자 전국적인 이슈가 된다면 이러한 급격한 순위 상승 추이를 나타낼 것이다.

 

그렇다면 음원 순위 1위를 기록한 다른 가수의 검색량 변화는 어떠할까.

 

아래 자료는 2018년 12월 신곡 발표 후 이듬해 5월에 음원 순위 1위에 오른, 최근까지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발라드 여가수의 검색량 통계이다.

 

이전 그래프와는 확연히 다르게 이 여가수와 관련된 검색량은 1월 중순부터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음원 순위 1위를 달성한 5월까지 꾸준한 검색량을 나타낸다.

 

(이 여가수의 경우 위에서 언급한 음원사재기 의혹을 받는 가수보다 인지도가 높아 상대적인 검색량이 훨씬 많았을 것이다. 때문에 10~15 정도의 수치만으로도 네이버에서 상당한 검색활동이 이뤄졌다고 추정할 수 있다.) 

 

개인적 생각으로는 이 여가수의 검색량 그래프 추이가 훨씬 합리적이다. 음원 순위 상위권에 진입하기 전까지 대중들이 관심을 갖고 검색활동을 시작하면서 조금씩 인지도가 확산되었고, 결국 음원 순위 1위라는 실체적인 결과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그것이알고싶다 방송에서 음원 사재기 의혹을 받는 소속사 관계자는 음원 순위 1위가 페이스북 마케팅 활동의 성과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담당했던 경험자로서 이 관계자의 주장을 쉽게 납득할 수 없다.

 

신제품 홍보를 위해서 블로그, 트위터, 유튜브, 페이스북, 언론홍보 등 온갖 채널을 망라해 마케팅 활동을 펼쳐도 단기간에 고객 인지도를 확보하기는 정말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중들의 니즈는 각양각색이며, 최근에는 마케팅 채널이 워낙 다양해져 최적화된 마케팅 채널 구축이 너무나 어려운 상황이다. 또 노출 이후 구매 혹은 회원가입이라는 실질적인 성과로 고객을 전환시키는 데는 더 높은 수준의 마케팅 활동이 필요하다. 

 

더군다나 페이스북은 다른 채널과 비교했을 때 마케팅 효율이 높지 않은 매체 중 하나이다.

 

물론 단순히 검색량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음원사재기를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바이럴 마케팅만으로 음원 순위 1위'라는 사실은 매우 이례적이므로 대중의 합리적인 의심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 본다.

 

아주 기초적인 데이터만으로도 일반적이지 않는 상황이 확인되기 때문이다.

 

불공정한 방법으로 이득을 취하는 것은 단순히 도덕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음원 시장의 공정 경쟁을 위해 법으로 처벌해야 할 사안에 더 가깝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음원제공사이트의 적극적인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 쉽게 이득을 볼 수 있다면 언제든지 부정이 개입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 소극적으로 대응해서는 안된다.

 

음원 사용자의 비정상적인 활동을 감지하고, 제거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좀 더 객관적이고 공정한 음원 순위를 제공해야 정당하게 음악 활동을 하는 가수들이 제대로 된 보상을 받고, 대중들도 누군가에 의해 강요된 음악이 아닌 진정으로 본인들이 원하는 음악을 즐길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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