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면접은 '절대평가' 이다.
공무원 시험 면접은 경쟁을 통해 가장 우수한 지원자를 선발하는 방식이 아닌 필기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공무원으로서 부적합한 지원자를 거르는 과정이다.
면접 질문을 통해서도 공무원 면접의 이러한 특성을 추정할 수 있다. 면접관들은 인사위원회에서 미리 준비한 질문 목록을 바탕으로 면접을 진행한다. 즉 면접관의 재량이 아닌 구조화된 질문 범위 안에서 면접자에게 질문을 한다. 또 평정방식도 점수가 아닌 등급(우수 - 보통 - 미흡)을 부여하는 방식이므로 지원자별로 순위를 매기기 매우 어렵다.
그러므로 공무원 면접은 지원자 중 가장 우수한 사람을 선발하는 '상대평가'가 아닌 결격 사유가 없으면 모두 통과시키는 '절대평가'에 가깝다.
얕고 넓게 준비하거나, 깊고 좁게 준비하자.
모든 분야에 완벽하게 답변을 준비하는 것이 좋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준비하기는 쉽지 않다. 인구가 몇 만 명에 불과한 소규모 자치단체의 주요 업무계획만 보더라도 수백 페이지가 넘는다. 그만큼 행정의 범위는 넓고 분야가 다양하다. 이를 면접자가 모두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므로 면접자 입장에서는 선택을 해야 한다. 해당 기관의 주요 정책을 선정하고 이를 대략적으로 파악하거나, 반대로 자신이 잘 알고 있는 특정 분야에 대해 상세한 답변을 준비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경험한 공무원 면접의 특징은 면접자를 많이 배려해 준다는 것이다. 국가직 면접에서 틀린 답변을 했을 때 면접위원은 내가 잘못 이해했던 부분을 지적하면서 답변을 정정할 기회를 주었다. 이후 지방직 면접에서도 면접위원은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개념을 지적하고, 좀 더 자세히 관련 정책을 설명한 후 다시 질문을 주었다. 그만큼 공무원 면접위원은 면접자에게 관대하다.
그러므로 면접에서 설령 내가 전혀 모르는 분야의 질문을 받았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고 정중히 양해를 구한 후 자신이 준비한 다른 분야에 대해 답변을 시도해 보자. 만약 면접관이 수긍할 만큼 관련 내용을 충실히 답변한다면 오히려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업무계획', '백서'는 면접 준비의 교과서
정부기관, 자치단체 모두 매년 초 업무계획 혹은 백서를 발간한다. 여기에는 각 부서별 담당 분야, 정책 수행 경과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그러므로 면접을 준비할 때 반드시 업무계획 혹은 백서를 살펴보고 현재 해당 기관의 주요 정책, 지원자가 관심 있는 정책, 희망하는 부서의 담당 업무 등을 파악해야 한다. 만약 어떤 정책과 관련해 면접자가 예산, 현황, 기대효과 등을 언급하며 상세히 답변한다면 면접위원으로부터 "준비 많이 하셨네요"라는 매우 긍정적인 면접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질문에 '평가'가 아닌 '의견'을 진술할 것.
면접자들이 흔하게 하는 실수가 면접관의 질문에 '평가자'의 입장에서 답변을 하는 것이다. 특히 해당 기관에서 시행 중인 정책과 관련해 자신의 주관적 기준으로 '평가'를 해서는 안된다. 평가는 전문지식과 해당 분야의 경험을 가진 사람이 하는 것이지 공직 경험이 일천한 면접자가 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정책과 관련된 질문을 받는다면 자신의 '의견'을 진술하자. 즉 정책의 '선호도'를 분명한 이유와 함께 답변한다면 면접관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미흡을 너무 걱정하지 말자.
공무원 전직렬을 통틀어 1 배수 이내 미흡 비율은 매우 낮다. 합격자들 대부분이 1 배수 이내이고, 매우 적은 빈도로 1 배수 이내임에도 미흡을 받았다는 인증글이 공무원 커뮤니티에 간혹 올라온다.
그러면 미흡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 미흡을 받은 면접자들은 면접관 과반수에게 '하' 평정을 받을 만큼 심각한 결격사유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공무원 면접은 보통 2~3명의 면접관들에 의해 평가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미흡'은 평가항목 중 1개 이상에서 면접관 과반수로부터 '하'를 받는 경우에 발생한다. 간부급 공무원, 대학교수 등으로 구성된 면접위원 과반수에게 공통적으로 최저 평정을 받았다는 것은 평정의 객관성이 심각하게 훼손되거나 상식을 아주 벗어난 경우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또 대다수의 면접자들이 '보통' 이상의 평정을 받는다는 것은 공무원 면접의 평가가 그리 엄격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보통'이 아닌 '우수' 또는 '미흡'을 받는 면접자가 많을 경우 면접에서 필기성적을 뒤집는 사례가 다수 발생해야 한다. 우수와 미흡의 경우 필기성적과 관계없이 합격 혹은 불합격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가직/지방직 면접에서 우수를 받고 성적을 극복한 사례도, 1 배수 이내의 성적을 받고도 미흡으로 탈락한 사례도 매우 드물다.
*공무원 커뮤니티를 살펴 보면 경기도를 제외하고 지방직 면접에서 미흡은 거의 없다는 댓글이 대부분이다. 물론 질문자를 안심시키기 위한 배려 차원에서 이러한 댓글을 남겼을 것이다. 하지만 미흡 비율이 낮다고 면접을 절대 가벼이 생각해서는 안된다. 면접은 엄연히 2차 시험이다. 필기시험 성적이 1배수 이내라는 것은 합격 가능성이 높은 것이지 결코 최종합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공무원 시험 면접관들이 다른 면접에 비해 덜 엄격할 뿐이지 공무원으로서 자격이 부족하거나, 준비가 전혀 안된 응시생들에게 굳이 보통 이상의 평정을 줄 이유도 없다. 간혹 '답변을 거의 못했는 데도 합격했다'는 후기들이 있다. 이 사람들은 관대한 면접관을 만나 운이 좋았던 것일 뿐 이를 일반화해서는 안된다. 어떤 성향의 면접관을 만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다면 당연히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면접을 준비해야 한다.
미흡을 방지하는 3가지: 지원동기, 면접 태도, 지역 현안(기관 주요 정책)
미흡을 받지 않기 위해서 반드시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면 지원동기, 태도, 지역 현안(기관 주요 정책) 이 세 가지를 꼽고 싶다. 어떠한 형태의 면접을 막론하고, 지원자가 꼭 준비해야 할 답변이기도 하다. 우선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지원 동기를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직업 안정성, 지역발전 기여, 유사직무 경험 등 어떠한 것이라도 좋다. 국가직, 지방직 모두 면접위원으로 반드시 고위공무원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선배 공직자가 후배 공직자에게 가장 궁금한 것이 무엇일까. 바로 '왜 공무원이 되고 싶은가' 이 질문일 것이다.
다음으로는 '예의 바른 태도'가 중요하다. 공무원 조직은 정말 보수적이다. 업무절차뿐만 아니라, 근무환경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어 상급자에게 서류결재를 받을 때 결재판을 반드시 준비하고, 결재자가 서명하기 편하게 문서를 가로 혹은 세로 방향으로 결재판에 넣어야 한다. 사기업에서 근무하면서 전자결재나 구두결재로 처리하다, 공무원 조직에 들어와서 겪은 이러한 결재방식이 꽤나 낯설었다. 이것은 아주 작은 사례에 불과하다. 입직 후 팀장/과장급 선배 공직자들이 가장 강조했던 것이 '예의'였다. 그만큼 공무원 조직 내에서 '태도'는 중요하다. 그렇다면 면접에서도 역시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면접에서 면접위원 질문에 반박하거나, 흐트러진 자세를 보인다거나, 압박질문에 불편한 표정을 보인다거나 등의 행동을 할 경우 감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예의 바른 면접 태도만 갖춰도 미흡을 받을 가능성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고 본다.
마지막으로는 국가직의 경우에는 해당 기관의 주요 정책, 지방직의 경우에는 지역현안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면접위원들에게 지원자의 준비성을 가장 크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국가직의 경우 보통 관심 있는 정책 혹은 사업에 관해 면접자에게 물어본다. 지방직 면접에서는 지역현안(인구감소, 일자리창출, 재정건전성 확보 등)에 관한 질문이 반드시 나온다. 이때 해당 정책의 현황, 다른 기관 혹은 다른 지역의 유사 정책과의 비교, 향후 발전 방향 등을 준비해 답변한다면 면접위원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던 면접에서의 긍정 시그널 - "준비 많이 하셨네요" - 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인적성검사는 가급적 모든 문항에 마킹.
면접 전 인적성검사를 실시하는 자치단체들이 있다. 만약 본인이 인적성검사 응시경험이 없다면, 온라인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인적성검사를 풀어보거나, 후기를 읽고 미리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시험 공고문에 인적성검사에 대한 안내가 이미 공지되어 있으므로 시험 형태 및 결과 활용 방법에 대해 꼭 살펴보자.) 아무리 인적성검사가 단순 면접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하더라도, '판독 불능'과 같은 부정적 평가 결과가 면접관들에게 좋은 인상을 줄리 만무하다. 인적성검사에서 답변의 '일관성'은 중요한 평가 항목 중 하나이다. 너무 자신을 좋게 포장하기 위해 자신의 성향과 다른 선택지를 체크할 경우 '거짓'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높다. (반복적으로 제시되는 유사한 문항에서 일관된 답변을 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인적성검사 기관이나 문제 출제 경력이 있는 사람들 모두 공통적으로 '솔직'하게 가능한 한 '모든 문항'에 마킹하라고 권고한다. 출제기관 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보통 전체 문항 중 10% 이상 마킹을 하지 않았을 경우 판독불능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다고 한다.
지방직 공무원 면접 빈출 문제 (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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