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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정보

지방소멸위험: 공무원 시험 경쟁률과 합격선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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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게시물을 검토하다 무심코 지나쳤던 2022년 경북 7급 일반행정직의 합격선이 눈에 띄었다.

안동시의 합격점수가 불과 56점이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1명 선발이고, 선발 인원보다 필기합격자를 더 뽑기 때문에 다른 필기합격자의 점수가 훨씬 높을 수도 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포항시 64점, 구미시 73점 등 최근 7급 평균 합격선 80점 후반보다 평균 10점 이상 낮은 지역도 많았다. 

 

2022년 경상북도 7급 일반행정직 공무원 시험 경쟁률 및 합격선
2022년 경상북도 7급 일반행정직 공무원 시험 경쟁률 및 합격선

 

올해 7급 시험이 유독 어려웠던 것도 아니다. 작년보다 평균 점수가 1~2점 정도 떨어졌을 뿐이다.

도일괄 선발이 아닌 지역별로 대부분 1명씩 선발하기 때문에 수험생들의 눈치 작전으로 커트라인이 지역별로 대폭 하락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도 선발인원도 겨우 5명에 커트라인이 89점이기 때문에 수험생 입장에서 정말 합격을 노렸다면, 커트라인이 낮은 지역에 응시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도 있었다. 

(7급의 경우 보통 도일괄로 선발하는 경우가 많다. ‘도일괄’ 선발이란 지역구분 없이 선발하고, 필기성적이나 합격자의 근무지 선호도에 따라 자치단체별로 합격자들을 배정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럴 경우 합격자들이 비연고지나, 군 단위 지역으로 발령 날 경우 면직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합격자 이탈을 막기 위해 경북도처럼 선발 당시부터 지역별로 구분하여 선발하기도 하고, 응시지역에 주민등록주소를 갖고 있는 사람만 지원할 수 있도록 지역제한을 두기도 한다. 하지만 지역구분으로 선발하게 되면 경북도처럼 지역별로 커트라인이 크게 차이가 난다는 단점이 있다.)

커트라인 점수보다 응시인원의 숫자는 더욱 놀랍다.

김천시 13명, 의성군 16명, 성주군 17명 등이다.

김천시에서는 7급 공무원 자리를 두고 불과 13명 만이 경쟁했다는 것이다.

반면에 경북도는 205명이 응시해 경쟁률이 40:1을 넘었다. 서울시의 경우 194명 선발에 9464명이 응시해 경쟁률이 약 40:1로 경북도와 유사했다.

때문에 이러한 낮은 경쟁률과 합격선은 7급에 대한 선호도 감소보다는, 근무지역이 경쟁률에 영향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경북도를 제외하고 응시인원이 가장 많은 곳이 포항시(32명), 가장 낮은 지역이 김천시(13명)이었다.

경북 지역에서 7급 공무원 자리를 두고 많아야 30명, 적게는 10명 내외로 경쟁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북 지역은 우리나라에서 인구소멸 위험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인구소멸위험지수(20~39세 여성인구 수를 65세 이상 고령인구 수로 나눈 값)가 의성군은 0.135, 청도군은 0.162으로 65세 인구 대비 40세 미만 여성 인구수가 20%가 채 되지 않는다. 

공무원 7급 공채시험에서 경쟁률이 20대 1이 미만이라는 것은 인구감소, 고령화가 높은 지역에서는 행정직 7급이라는 양질의 직업조자 젊은 세대들에게 큰 매력이 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의성군의 올해 7급 행정직 지원 응시자는 16명에 불과했다. 의성군의 인구감소율은 연평균 1.1%, 출생아 감소율은 연평균 3.3% 이므로 앞으로 10년 뒤, 20년 뒤 이 지역의 응시자 수가 더 줄어들 것은 최근 인구통계에 비춰봤을 때 너무나 명백하다.

지금과 같은 출생률 저하와 지방소멸을 막지 못한다면, 군 단위 지역에서는 7급 공무원 채용을 위해 ‘선발’이 아닌 ‘유치’ 경쟁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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