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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간 통합이 지방대학 소멸 위기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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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감소로 촉발된 지방대학의 소멸위기는 입학성적과 대학 명성에서 수도권 상위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경북대가 인근 대학과 통합을 고려할 만큼 이제 현실로 다가왔다.
 
입학성적의 하락은 차치하고 이제는 영남 지역을 대표하는 국립대마저 독자 생존을 우려할 만큼 지방대학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지방대학의 위기의 본질적 원인은 바로 학생수 감소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2년 신생아 수는 불과 24만 9천 명이다. 국내 대학 정원이 2023년 기준으로 약 49만 명이므로, 만약 대학 정원 감소가 없다고 가정하면, 20년 뒤에는 우리나라 대학 중 절반이 사라질 수도 있다.  
 
경북대가 동문과 재학생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무리해서 통합을 추진하는 이유는 거점 국립대학인 경북대 조차도 10~20년 내에 대학의 존립 자체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대학 간 통합이 인구감소 시대에 지방대학이 생존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지방대학 간 통합은 단지 정원 확대를 통해 재학생 수 감소의 시점을 늦추는 임시 처방에 불과한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출생률이 다시 상승하지 않는 한 학생 수 감소는 계속될 것이고, 결국 일정 시점 이후에는 또다시 학생 수 부족으로 다른 대학과의 통합을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순히 생각해 보자. 경북대와 금오공대가 통합한다고 해서 지금 경북 지역의 수험생들이 인서울 대학 대신 경북대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질까. (오히려 경북대의 위상 하락으로 경북 지역 수험생들의 인서울 대학의 선호도를 더욱 자극할 수도 있다.)
 
서울에 집중된 대외활동 기회, 양질의 일자리, 사회적 인프라 등을 지방대학들이 통합한다고 해서 지방대 학생들이 인서울 대학 학생들이 갖는 절대적인 지리적 위치의 이점을 누릴 수는 없다.
 
젊은 세대들이 인서울 대학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이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지 않는 한 인구감소 여부와 관계없이 지방 대학의 소멸은 계속 진행될 것이다.
 
때문에 출생률 증가를 위한 정책에 앞서 지방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대학 진학 시 지역을 이탈하게 만드는  요인을 우선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지방대 학생들이 서울에서 1년 내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교통/숙박 바우처를 중앙정부와 지자체에서 최대한으로 공급해 주어야 한다. (고속철도를 이용하면 서울 - 부산을 2시 30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인천 혹은 수원에서 서울로 이동하는 데도 최소 1~2시간 소요된다. 만약 지방 대학생들에게 매월 일정금액의 교통비를 거의 무료에 가깝게 지원할 수 있다면 부산대 학생들이 얼마든지 서울권 대학과 다양한 연합 활동이 가능하리라 본다.) 
 
또 인서울 대학과의 적극적인 교환학생/복수학위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방 학생들이 수도권에서 체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지방 대학으로 진학하더라도 인서울 대학 학생들과 경쟁했을 때 자기 계발, 취업 등에서 차별을 받지 않도록 공평한 기회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을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조성해줘야 한다. 
 
단순히 정원 확대로 지방대학의 수명을 조금 더 연장할 것이 아니라, 지방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지방대학에서 학위를 이수하는 것이 스펙 쌓기나 취업에서 불리하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줘 그들이 지역 대학을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외활동에 면접관으로 참여하면서 만난 지방대 재학생들로부터 들은 공통된 이야기는 중 하나는 '지방에는 대외활동 기회가 너무나 적다'는 것이다. 그리고 처음에 열의를 갖고서 지방과 서울을 오고 가며 대외활동에 참여하던 학생들의 숫자도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었다. 이동거리와 비용에 대한 부담이 이들의 열정을 결국에는 꺾어버린다는 것이다.
 
지방대학을 살리기 위해 매년 수천억, 수조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그 예산 중 일부라도 지방대 학생들이 서울로 대외활동을 참여하는 데 비용부담이 없이 이동할 수 있게 교통비를 지원하고, 서울에 올라와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는 숙박시설을 확충하는 데 사용해 보자. 만약 지방대 학생들이 서울 지역에서 비용과 시간의 부담 없이 자유롭게 활동이 가능하다는 확신이 들 때 지방 학생들 뿐만 아니라 오히려 수도권 학생들까지도 인서울 하위권 대학 대신 거점국립대를 지원하는 역선택을 할 수도 있다.
 
<참고영상>
*경북대-금오공대 통합되나? 16년만에 재추진···대구교대까지? | 대구MBC뉴스 https://youtu.be/-9p9cRmxryg?si=CtbNco8uF9gzvPrg
 
*현재 동시다발적으로 지방대가 문 닫는 이유 | ‘제2의 수도’ 부산도 속수무책.. 현 상황에서 너무나도 당연한 지방의 몰락 | 지방 소멸 | 다큐멘터리 K | https://youtu.be/ZxI0FhjY4K4?si=eCnEOim-f2RMrRL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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