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험정보

MZ세대 공무원이 떠나는 진짜 이유 #2(일 몰아주기)

반응형

저연차 공무원이 퇴사를 결심하게 만드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일 몰아주기'이다.

 

보통 조직에 신규 인력이 투입되면 난이도가 낮은 업무부터 시작하고, 이후 업무범위를 조금씩 확장하며 업무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공무원 조직은 신규 공무원을 '신규자'가 아닌 기존 업무 담당자의 '대체자'로서 실무에 바로 투입한다.

 

담당 업무에 대한 교육을 전혀 받지 않고, 심지어 인수인계 시스템조차 없는 상태에서 신규 공무원은 업무 난이도에 관계없이 바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심지어 신규에게 담당업무를 최대한 줄여 업무 적응을 배려해 주기는커녕 다른 팀원들이 담당하던 업무를 신규에게 몰아주기까지 한다.

 

나는 공무원 조직의 '일 몰아주기' 문화는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신규 인력을 '서무'로 배치하는 것은 아무것도 모르는 신규에게 팀 내에서 가장 번거롭고, 귀찮은 역할을 맡기는 것과 다름없기에 기관장 차원에서 신규 인력을 서무로 배치할 수 없도록 강제해야 한다.

 

(공무원 조직에서 서무는 팀 내의 모든 살림살이를 담당하는 역할이라고 보면 된다. 문서수발, 비품구매, 수당지급, 연말정산 등 부서 운영과 관련된 온갖 잡다한 일을 담당한다.) 

 

공무원 조직은 연차에 관계없이 팀 내 업무를 팀원끼리 동등하게 나누려 한다. 상식적으로 신입이 팀 내에서 담당업무가 가장 적어야 할 것 같지만, 공무원 조직에서는 7급이 담당하던 업무도 신입에게 떠 넘기는 경우도 있다.

 

어떤 이유로 이런 조직 문화가 생겼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이 불합리한 관행을 지금까지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더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공무원 조직의 악습인 '나도 그랬으니 너도 그래야 한다', '지금껏 그렇게 해왔다', '하다 보면 다 배우게 된다' 등의 비합리적인 조직 문화를 이제는 정말 깨뜨릴 때도 됐다고 본다. 

 

현재 공무원 조직의 업무 분담은 '담당자별로 업무를 배분'하는 방식이다. 이를 '업무별로 인력을 배치'하는 구조로 바꾸면 신규에게 과중한 업무가 몰리는 것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만약 업무 숙련도가 높은 8급 이상의 팀원들이 주요 업무를 수행한다면, 신규자는 해당 업무를 보조하면서 조금씩 업무를 배워갈 수 있다. 물론 이러한 형태의 인력 운용은 7-8급 공무원들의 업무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는 수당 신설, 인력 충원 등으로 어느 정도 해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업무별로 인력을 배치할 경우 자연스럽게 능력이 뛰어난 팀원이 더 많은 업무를 주도적으로 수행할 수밖에 없기에 업무 효율도 상승하고, 고과평가도 훨씬 명확해지는 장점도 있다.

 

MZ세대 공무원을 붙잡기 위해 인사혁신처가 내놓은 일련의 정책을 보면, 신규 공무원들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과는 전혀 관계없는 정책들이다. 이는 공무원 조직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조직 전체의 '보여주기식'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어떻게든 '단기적으로, 미디어에 노출시켜, 현직 기관장의 업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정말 그릇된 관행의 결과 - 이벤트성 정책들만이 양산되고 있다. MZ세대와 소통을 강화하고, 이해만 할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그들이 겪는 진짜 어려움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할 때다.

 

MZ세대 공무원이 떠나는 진짜 이유 #1(형편 없는 인수인계) (tistory.com)

 

MZ세대 공무원이 떠나는 진짜 이유 #1(형편 없는 인수인계)

최근 부쩍 MZ세대 공무원 퇴직 비율이 높아졌다는 기사가 눈에 띈다. 하지만 기사 내용을 들여다보면 원인도, 해결방안도 현실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매체들이 언급하는 박봉, 과다한 업무, 경

problem-free.tistory.com

 

반응형